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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가 여기 온 이유? 글쎄... 끄적끄적

※ 뻘글만 투척해서 끄적끄적란이 배고프답니다(탕)

  내가 미국으로 대학을 와서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(이하 오티)에 참가했을 때 내게 말 거는 애들 마다 꼭 물어보는 것이 있었다.


"우와, 한국에서 왔다고?"

"아니, 정확히는 베트남에서 공부하다가 여기로 온 거지."

"그런데 이 곳은 왜 온거야?"


  처음 이 질문을 들었을 때 답하지 못한 게 아니라 당황해서 였다. 마치, 재미도 없는 매니악한 게임 왜 하고 있냐고 질타 받는 기분이었다. 이 질문을 답하지 못하고 어영부영 넘어간 뒤 나는 또 2학년 생 (Sophomore)과 교회 청소를 하며 대화를 나누었다. 그리고어김없이 나오는 질문.


"어쩌다가 이 곳에 오게 된거야?"

"글쎄, 그런 게 꼭 이유가 있어야 하나."

"이유랄 건 없지만 네 동기라고 해야하나? 그런게 궁금해서."

"흐음, 그냥 공부하고 싶어서."

"한국에서 해도 되잖아?"

"네 말도 일리가 있는데, 난 외국에서 공부한 경험이 있잖아.
2-3 년의 짧은 기간이긴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그 안에 얼마나 많은 걸 배우겠어."

"그렇구나."


  이건 사실 변명에 가깝다. 공부를 하고 싶은 건 맞지만 진짜로 내가 왜 이토록 공부에 집중하게 되었는지 그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.  며칠을 이 질문만 생각하다 시간이 빠르게 지나갔다. 그리고 첫 영어 시간, 영어 실력을 테스트 한다며 에세이 주제를 주고선 에세이를 쓰기 시작했다. 사실 주제가 [가장 좋아하는 음식] 혹은 [가족에 대해 설명하시오] 같은 간단한 주제였지만 요 며칠간 이래저래 많은 일이 있었기에 멍한 상태로 쓰다 결국 높은 등급이 나오질 못했다.

  영어 과목을 마친 후에 한 일본 누님을 만나게 되었다. 정식 학생은 아니고 교환학생이었는데 다음 봄 학기가 끝나면 가신단다. 오늘 잘했냐고 묻는 말에 희미하게 웃어보이며 "네, 대충요." 라고 대답했다. 그리곤 같이 걷는 내내 침묵. 보다못한 내가 먼저 말을 꺼냈다.


"오늘 에세이 잘 봤어요?" <<-사실 영어라 반말이지만 그냥 이해를 :)

"그럭저럭 했지 뭐."

"뭐라고 쓰셨길래요."

"내가 좋아하는 음식에는 이유가 없다.
그 이유는 좋아하는 순수한 감정 그 자체 이기 때문이다
.  라고 컨셉을 잡고 썼지."


  그 순간 깨달은 게 있었다. 좋아하기 때문에 이토록 열광적일 수 있는거고 푹 빠질 수가 있는거다. 바로 내가 공부하는 이유 좋아하기 때문에 심리학을 배운다. 남들이 이 곳은 후진 대학이라고 하든 인서울 급도 못된다고 하든 그딴 건 아무 상관 없었다. 공부하는데 있어서 내가 좋아하는 그 순수한 감정 그것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한다. 물론 그 만큼 열심히 하는 자신을 보아야 하겠지만 말이다.


덧. 언제나 전 글을 쓰면 왜이리 횡설수설(...)
맞춤법 부터 퇴고까지 자세히 하는 버릇을 들여야겠네요.

덧2. 딱히 궁금하시지도 않으시겠지만
유학생활에 대해 듣고 싶은 것이 있으신지?
(물론 제 기준으로 씁니다 0->-<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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덧글

  • 백드럼 2009/11/06 10:13 # 답글

    좋아하니까 열심히 한다, 멋지네요!! 좋아하는게 확실한 사람은 삶을 더 재밌게 보낼 수 있는것같아요^^
  • Silecat 2009/11/06 10:15 #

    확실히 좋아하니까, 그 과목에 대한 애정도 두배가 되고 재미가 두배가 되는 효과를 누리네요 ㅎㅎ 이 마음가짐을 처음부터 끝까지 가지고 가야 될텐데 하하[...]
  • 썰푸 2009/11/06 18:43 # 답글

    철학
  • Silecat 2009/11/06 18:47 #

    철학인가효!
  • 지크 2009/11/07 01:35 # 답글

    인생에서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마 알아도 삼분의 일은 성공한 거라죠(...)
    나머지 삼분의 일은 노력과, 삼분의 일은 재능이 아닐까요.(백그라운드나, 돈이나, 순수한 재능이나...)

    ;ㄴ;
  • Silecat 2009/11/07 01:37 #

    넵, 돈이든 백그라운드 든 그것도 운이죠. 다만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생각합니다 ㅎㅎ
  • 바인 2009/11/08 18:13 # 답글

    누구나 "한번쯤 해보고 싶다!"라고 생각하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. 남들이 꼭 해야하나? 왜? 라고 물어서 본인이 딱히 무엇이라고 대답할 수 없더라도, 해보고 싶다!라는 동기만으로도 할 가치는 있거든요. 전 그걸 가졌다는 사실 만으로도 축복할만한 인생이라고 생각합니다.

    세상에는 이 "해보고 싶다!" 자체가 없는 사람도 많으니 말입니다.
  • Silecat 2009/11/08 18:19 #

    "해보고 싶다!" 가 있는 만큼 열심히 해서 좋은 결과를 얻겠습니다!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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